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. 학부모님과 상담을 할 때, 내가 학부모님으로 부터 느끼는 진지함은 그야말로 묵직하다. 생각해 보니 나의 부모님도 그러하셨고, 아이들을 키우는 나 또한 그렇게 되는 것 같다. ‘인간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온전하게 세울 수 있는 길’은 교육 이외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.
우리가 교육을 받으면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야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.
논리적 사고력
핵심을 파악하는 힘
나는 이 두 가지를 익히는 것이 ‘교육의 요체(要諦)’라고 생각한다.
미국 하버드 대학에서는 문과계열의 학생들이 입학을 하면, 1학년 때 수학과학을 매우 깊이 있게 가르친다. 우리나라 명문대학에서도 1학년 문과계열의 학생들에게 calculus(미적분학)를 가르친다. 그 이유는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함인데, 이 얘기는 후에 다시 기회 되면 언급하기로 하고, 이번 단상에서는 후자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다.
‘능력이 있다’는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. 세상 모든 것은 중요한 것(stem)과 중요하지 않은 것(branch)이 있다. 소위 ‘능력이 있다’라는 사람들은 중요한 것(stem)과 중요하지 않은 것(branch)을 잘 구별한다. 그리고 ‘중요한 것(stem)’에 에너지 90% 이상을 투자한다.
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, 어떤 장문의 글을 읽고 그 말이나 글을 한 줄로 요약하는(summarize)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. 나에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각 단원을 통해, 그리고 화학이라는 매개체(medium)를 통해 ‘핵심을 파악하는 능력’을 나에게 배워가야 한다. 그리고 이들을 연결(mapping)하는 ‘논리적 사고력’은 후에 다시 기회가 되면 언급하겠다. 그 핵심을 ‘본질’이라고 하자.
음식의 본질은 무엇일까. 플레이팅(plaiting)일까. 맛(taste)일까. 물론 맛이다. 백종원씨는 뭐만 따지는 사람인가. 맛만 따지는 사람이다. 그 사람은 스스로 셰프라고 얘기 안 한다. 아주 멋진 조리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다. 그런데, 백종원씨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우리는 신뢰를 느낀다. 왜일까.
그 사람은 본질이 무엇인지를 자각을 하고, 그곳에 에너지 90% 이상을 투자하기 때문이다. 그게 백종원씨가 살아온 태도이고, 그러한 삶에서 우리는 신뢰를 느끼는 것이다.
골목대장 프로그램을 보면, 백종원씨는 본질에 대해서 반드시 화를 낸다. 주방관리 이렇게 하면 안 되고, 냉장고관리 이렇게 하면 안 되고, 이런 조리기구 쓰면 안 되고, 이런 본질에 대해 설명해 주고, 그 다음 부터는 연습하라고 한다(내가 여러분들에게 ‘빽빽이’하라는 것과 같이).
모든 게 다 똑같은 것이다. 뭐를 해도 다 본질을 알고 접근하면 다 되게 되어있다. 그 다음 연습만 하면 되는 것이다.
요컨대, 어떤 의미에서 핵심(본질)을 파악하고,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아는 삶은 축복받은 삶이다. 무엇을 해야 되는지가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, 우리는 딱 한 가지(연습)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.